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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왜 컨설팅에 갔는가

제 커리어는 컨설팅 전과 후로 나뉩니다. 왜 갔는지를 네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커리어28편2분 분량
핵심만 먼저

제 커리어는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대기업 투자팀 → 해외 MBA → 글로벌 전략 컨설팅(MBB) →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회사 → 글로벌 빅테크 사업개발

후배들이 늘 묻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왜 컨설팅에 갔는지, 그리고 왜 나왔는지. 먼저 간 이유를 적겠습니다.

사실 1순위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목표는 해외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시기에 MBA를 하면서 첫째가 생겼고,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진로를 컨설팅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옮기고 보니 갈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하나. 최상위 의사결정 아젠다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대기업 전략기획실에 있을 때 회사 5개년 전략 수립이나 그룹 회장이 지시한 주제는 대부분 MBB가 수행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이 큰 임팩트를 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해 보니 그 층위의 의사결정이 만드는 임팩트가 정말 컸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아젠다를 다루는 쪽으로 가고 싶어졌습니다.

둘.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원했습니다

문제 푸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컨설팅의 본질이 문제 해결입니다.

대기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제 해결에 별 의지가 없는 사람이 많았고, 막내로서 사소한 운영 업무까지 챙겼습니다.

지금은 그 운영 경험이 나중에 다른 일을 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압니다. 구매 부서에 품의를 올리면서 대기업이 어떤 절차로 구매하는지 알게 되고, 부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에이전시 생태계를 짧게라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주니어 때는 제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셋. 다양한 산업을 보고 싶었습니다

대기업 투자팀에 있으면서 정말 다양한 딜을 봤습니다. 스타트업 투자를 하다 보니 글로벌 스타트업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투자로 이어진 건은 극소수였습니다.

컨설팅에 가면 다양한 산업, 다양한 사정을 가진 고객사를 맡으면서 문제를 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넷. 실사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앞의 이유와 이어집니다. 대기업에서 좋은 투자도 했지만, 실사를 제대로 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M&A를 더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고, 컨설팅에서는 상업적 실사(Commercial Due Diligence)를 마음껏 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기피하는 프로젝트라 오히려 기회가 많았습니다.

정리하면

네 가지 이유가 하나로 묶입니다. 대기업에서 겪은 결핍이 그대로 지원 이유가 됐습니다.

임팩트가 작다고 느꼈고, 본질적이지 않은 일이 많았고, 본 것을 끝까지 파지 못했고, 검토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컨설팅은 그 네 가지의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Why consulting을 만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미 있었습니다. 지원 동기를 짜내는 것보다 자기 결핍을 정확히 아는 것이 빠릅니다. 그 이야기는 「Why Consulting에 힘을 빼야 하는 이유」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나왔는지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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