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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법

쪼개고 좁히기 (1) 왜 감으로 풀면 안 되는가

케이스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은 처음이 아니라 두세 단계 아래입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와, 그 자리에서 쓸 기본 동작을 설명합니다.

풀이법7편4분 분량
핵심만 먼저

케이스가 무너지는 자리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시작이 아니라 3층쯤입니다.

첫 축은 대부분 세웁니다. 자료를 봤으니까요. 그 축 아래로 한 번 내려가는 것도 됩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 번 더 내려가야 할 때, 갑자기 손에 든 도구가 없어집니다.

물류 위탁사 케이스라고 해보겠습니다. 전국 창고 중 한 곳에서 배송 지연이 늘었다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면접관이 묻습니다. "그 창고에서 왜 지연이 생길까요?"

여기서 이런 답이 나옵니다.

"인력이 부족한 것 같고, 시스템이 낡았을 수도 있고, 물량이 몰렸을 수도 있습니다."

세 개를 말했으니 답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건 답이 아니라 짐작 세 개입니다. 셋 사이에 관계가 없고, 왜 그 셋인지도 없고, 무엇을 확인하면 판별되는지도 없습니다. 물량이 몰린 것은 원인이 아니라 조건이고, 인력 부족은 그 조건 아래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층이 섞여 있는데 나란히 놓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이 답이 틀렸을 때 드러납니다. 셋 다 아니라는 데이터가 나오면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지도를 안 그리고 세 곳을 찍었을 뿐이라, 남은 후보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다시 처음으로 올라가야 하고, 그때 시계는 이미 절반을 지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답을 단순 리스트업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왜 감으로 시작하게 되는가

단순 리스트업은 게으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경험에서 답을 꺼내려는 시도의 결과입니다.

동네 카페 사장이 "요즘 남는 게 없다"며 조언을 구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일수록 답이 빨리 나옵니다. 자기가 본 것이 있으니까요.

둘 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실제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맞았는지 틀렸는지가 운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첫째, 아니었을 때 갈 곳이 없습니다. 디저트도 아니고 배달도 아니라는 답을 받으면, 다음에 볼 것을 또 감으로 정해야 합니다. 전체를 그려 두지 않았으니 무엇이 남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운이 좋으면 세 번째에 맞고, 나쁘면 시간이 먼저 끝납니다.

둘째, 아는 업종이 아니면 첫 수조차 못 둡니다. 카페는 손님으로 가 봤으니 짚을 것이 떠오릅니다. 선박용 도료나 산업용 특수가스 케이스를 받으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경험에서 답을 꺼내는 방식은, 경험이 없는 순간 작동을 멈춥니다.

이 대목에서 결론을 잘못 내리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업종을 미리 다 알아둬야 하는 거구나."

아닙니다. 나올 수 있는 업종은 끝이 없고, 케이스에서 필요한 업종 정보는 물어보면 대체로 받습니다. 물론 사업 구조조차 그려지지 않는 업종이 나오면 실제로 무너지므로 최소한은 필요합니다.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는 뒤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다만 여기서 짚을 것은 이것입니다. 부족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이 없어도 첫 수를 둘 수 있게 해주는 절차입니다.

이건 컨설팅 회사가 먼저 겪은 문제입니다

지원자만의 사정이 아닙니다. 회사 쪽 사정을 보면 이 절차가 왜 생겼는지가 보입니다.

프로젝트에 사람을 배정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십시오. 반도체 일이 들어올 때 반도체를 아는 사람, 보험 일이 들어올 때 보험을 아는 사람을 미리 앉혀 놓고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런 대기 인력을 유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투입되는 사람은 그 산업을 이번에 처음 들여다보는 이십 대 후반의 컨설턴트입니다. 그 사람이 월요일에 배정받아 금요일에 고객사 임원 앞에서 발표합니다.

여기서 회사가 답해야 할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은 산업 지식인데, 고객이 사는 것은 산업 지식이 아닙니다. 누가 투입되든 같은 수준의 답이 나온다는 것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품질을 개인에게 걸어 둘 수 없습니다. 개인이 교체되어도 결과가 유지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고, 그건 지식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어떤 문제가 와도 구조를 세우고, 원인을 좁히고, 해결책까지 밀고 가는 절차 말입니다.

그 절차의 기본 동작이 쪼개고 좁히기입니다. 케이스 인터뷰가 산업 지식을 안 묻고 이걸 보는 이유도 같습니다. 회사가 신입에게 기대하는 것이 애초에 지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 동작

세 걸음이 한 묶음이고, 이것을 계속 반복합니다.

  1. 쪼갠다. 지금 보고 있는 대상을 겹치지 않고 빠짐없이 나눕니다.
  2. 좁힌다. 나눈 것 중 하나를 고릅니다. 숫자가 있으면 재서 고르고, 없으면 가설로 고릅니다.
  3. 다시 쪼갠다. 좁혀진 그것을 또 나눕니다.

이 동작이 끝나는 지점은 근본 원인에 닿았을 때입니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면접관에게 데이터를 요청하면, 그 데이터가 다음 좁히기의 근거가 됩니다.

다음 글에서 실제 숫자로 다섯 수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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