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CE는 정답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빠짐과 겹침을 줄이는 검산 도구입니다.
- 가설을 먼저 세우면 데이터를 무한정 모으지 않아도 됩니다. Day 2에 스토리라인 초안이 나옵니다.
- 80대 20은 대충 하라는 말이 아니라 어디에 정성을 쏟을지 정하라는 말입니다.
컨설팅에서 나온 뒤에도 계속 쓰는 것이 있습니다. 슬라이드 만드는 기술은 아닙니다. 생각하는 순서입니다.
다섯 가지가 남았습니다. 이 글에서 세 가지, 다음 글에서 두 가지를 적겠습니다. 케이스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것들입니다.
하나. MECE — 쪼갠다
MECE는 빠짐 없이(Collectively Exhaustive), 겹침 없이(Mutually Exclusive) 나누는 것입니다.
정의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실전에서 쓰이는 자리는 다른 데 있습니다. MECE는 답을 찾아 주는 도구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검산하는 도구입니다.
무언가를 나눠서 적고 나면 두 가지만 물어보면 됩니다.
- 여기 안 들어간 게 있는가 (빠짐)
- 두 칸에 동시에 들어가는 게 있는가 (겹침)
이 두 질문에 걸리는 순간, 자기 생각의 구멍이 보입니다. 저는 지금도 회의 전에 이 두 질문으로 제 논리를 한 번 훑습니다.
한 가지 오해를 짚겠습니다. MECE는 완벽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필요한 만큼 나누는 것입니다. 세상을 완벽히 분할하려면 어떤 주제도 끝이 없습니다. 쪼갠 결과 중에 지금 결정과 무관한 칸이 있으면, 그 칸은 열지 않고 표시만 해 두면 됩니다.
케이스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는 「프레임워크를 외우면 안 되는 이유」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둘. 가설적 사고 — 먼저 찍는다
이게 컨설팅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입니다.
일반적인 접근은 이렇습니다.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결론을 낸다. 컨설팅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먼저 답을 찍고, 그 답이 맞는지 확인할 자료만 모읍니다.
실제로 프로젝트 둘째 날쯤에 스토리라인 초안을 만듭니다. 데이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우리 결론은 아마 이럴 것이다"를 페이지 순서까지 짜 놓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결론을 어떻게 쓰는가. 그런데 하고 보니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가설이 없으면 모아야 할 데이터에 끝이 없습니다. 가설이 있으면 그 가설을 죽일 수 있는 데이터만 찾으면 됩니다. 일이 열 배 빨라집니다.
당시 팀에서 이 과정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소설을 데이터와 논리로 팩트로 바꾸는 작업.
먼저 소설을 씁니다. 그다음 그 소설의 각 장면이 진짜인지 검증합니다. 검증에서 틀리면 소설을 고칩니다. 이게 가설적 사고의 전부입니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문장입니다. 가설은 틀리기 위해 세우는 것입니다. 지키기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데이터가 반대로 나왔는데 가설을 붙들면, 그건 가설적 사고가 아니라 확증 편향입니다.
셋. 80대 20 — 버린다
파레토 법칙이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결과의 80%가 원인의 20%에서 나온다.
컨설팅에서는 이게 태도가 아니라 작업 규칙으로 쓰입니다. 분석을 시작할 때 "이 중에 결론을 흔들 수 있는 20%가 무엇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80%는 의도적으로 거칠게 갑니다.
예를 들어 비용 구조를 볼 때, 원가의 70%가 원재료면 인건비와 물류비는 대략만 잡습니다. 인건비를 정밀하게 다듬어도 결론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를 짚겠습니다. 80대 20은 대충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디에 정성을 쏟을지 정하라는 말입니다. 그 20%는 오히려 남들보다 두 배 깊게 봐야 합니다.
이걸 구분하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숫자가 두 배 틀리면 결론이 바뀌는가." 바뀌면 20%이고, 안 바뀌면 80%입니다.
세 가지가 어떻게 맞물리는가
세 개가 따로 있는 도구가 아닙니다. 한 흐름입니다.
- MECE로 쪼갠다 — 문제의 전체 지도를 그린다
- 가설로 찍는다 — 그 지도에서 답이 있을 것 같은 칸을 지목한다
- 80대 20으로 버린다 — 그 칸을 깊게 파고, 나머지는 거칠게 확인만 한다
이 순서가 컨설턴트가 일하는 기본 리듬입니다. 그리고 케이스 인터뷰 40분에서 면접관이 보는 것도 정확히 이 리듬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나머지 두 가지, 질문하는 법과 모델링을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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